적당한 고통은 희열이다

- 댄 브라운 '다빈치 코드' 중에서

이것저것

관악산 바우사랑암장 하드프리

hongssup_ 2022. 10. 1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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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6 (일)

슬랩과 페이스 천국 관악산 바우사랑암장에 다녀왔다.

날씨가 쨍쨍하다가 하필 오늘만 흐린거야 왜!

원래 승연이가 자일 새로 사서 전망대 릿지 멀티 가기로 했는데, 배송이 아직 안와서 하드프리로 급 변경..

 

10:30 정부과천청사역 8번출구 집합

아침을 안먹어서 김밥을 사가려했는데 김밥 파는 곳은 대부분 1번 출구 쪽에 몰려있었다. 

오매김밥이 유명해 보여서 한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아쉽게 일요일 휴무라 역시 만만한 24시 연중무휴 김밥천국에서 참치김밥으로 대체. 참치김밥 가격은 4500원으로 비싸다. 물가 상승속도가 무섭네요. 하지만 맛은 좋다. 

일찍 도착했지만 김밥 사느라 쪼매 지각쓰 ㅎ 지송지송 😅

 

국가기술표준원출발점에서 시작해도 되는데 우리는 다른 길로 갔더니 

원래는 길이 있었다고 하는데.. 완전 그냥 쌩 산에서 길 개척하면서 갔다.

어프로치 개빡셌음.. 처음 가는 곳이라 얼마나 가야되는지도 모르고 길도 모르고 그냥 그지체력 간신히 부여잡고 역시나 N인 나는 오만 상상을 다 하면서 대장 뒤꽁무니 졸졸 따라갔다.

 

'이리로 가는게 맞나? 이 길이 아니면 어떡하지 처음으로 조난 당해보는건가.. 헤드랜턴 안챙겼는데 챙길걸 그랬나.. 암장 도착했는데 관리 안되서 통제 중이면 우짜노.. 이대로 그냥 길 잃고 하산해서 더클 신림 가는거 아닌가 ㅎㅎ ' 

 

이런저런 상상하면서 거의 한시간 지났을 무렵 암장에 도착을 했다. 

 

12:00 바우사랑암장 도착

어프로치가 힘든 탓인지 아~무도 없었다. 😊

관악산이 별로 인기가 없나? 관악산 등반 올 때마다 전세 등반 하는듯. 

루트를 살펴보는 대장. 왕년에 여기 있는 문제 다 풀었다며 리즈시절 회상 한번 하고는, 몸 풀기용 넘버3 (5.9) 등반을 시작한다.

조무래기 둘 뿐이라 오늘의 선등 빌레이는 내가 보기로.. ㅎㅎ

 

나 믿죠..? 살려는 드릴게  

 

가볍게 완등 후 이제 우리 차례. 반대 자로 하게 자일 땡기랬더니 보지도 않고 쭉쭉 올려버리는 승연이 클래쓰 여전하다 👍🏻

하드프리 온 김에 리드 연습 해보고 싶었지만 암장 대부분이 슬랩과 페이스고 난이도가 높아서 오늘도 톱로핑만 줍줍.. ㅎㅎㅎ

 

다음 루트는 에이씨 욕이 절로 나온다는 에이씨 (5.10a) 

스타트가 빡세다. 손도 발도 뭐가 없다. 개미 손톱만한 발을 딛고 꼬딱지만한 손을 잡고 일어서야 한다.

톱로핑 빡텐 했는데도 불구하고 스타트만 5분 걸렸다. 늘 느끼는거지만 선등자 리스펙합니다.. 🙏🏻

스타트만 넘어가면 크게 힘든 구간은 없었던 것 같다. (후등자 기준.. 죄송..ㅎ)

 

마지막으로 Free & Bolt (5.10a) 이거는 스타트는 할만한데 위쪽이 좀 더 어려웠던 것 같다. 

물론 대장이 프리솔로 느낌으로 알아서 잘 간거지만 몬가 세 번 하니까 이제 나 선등빌레이 좀 잘하는것 같기도? ㅋㅋㅋ

(착각이면 죄송함다)

 

톱로핑 달아만 주고 일 때문에 대장은 먼저 하산하고 조무래기 둘이 남아서 

'Free & Bolt? 볼트 밟는 건 공짜야~~ ><' 

개드립 치면서 첫 홀로서기 등반을 시작했다. 확실히 길을 알려줄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스스로 해야한다는 생각에 정신 똑바로 차리고 발도 손도 더 유심히 찾고 밟고 잡고 가게 되는 것 같았다. 대장 없이 후등으로 10a 완등! 헤헿 

승연이 올라갈 때도 막 내가 발 알려주고 그랬다 크크킄 

둘이서 천천히 마무리 잘 하고 4시 쯤 하산 시작..  

 

4:00 하산 시작

항상 대장이 길을 보고 가니까 단 한번도 내가 지도를 볼 일이 없었는데, 드디어 처음으로 내가 직접 네이버 지도 길 보면서 하산을 했다. 

암장에서 오른쪽 능선 따라 등산로로 합류하는 구간이 좀 험하고 빡세긴 했는데, 점선 등산로 진입하고 나서부터는 편하게 잘 내려왔다

뭔가 책임감과 긴장감 때문인지 자일까지 멨는데도 크게 힘든 지 모르고 내려왔다. 

길 직접 보면서 오니까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있어서 덜 힘들었던 거 같기도 하고. 

하산 시간은 3-40 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슬랩과 페이스 천국이었던 바우사랑암장.

에이씨 덕분에 미끄럼틀도 타고 엘리베이터도 타고 즐거웠다.

루트 개척하셨다는 바우사랑 산악회 분들도 잠시 다녀가셨는데, 우리 먹으라고 과일도 주셨다 ㅎㅎㅎ 

과일도 문제도 너무 맛있었어요 냠냠 감사합니다! 😊

 

앞으로 산행할때 아무생각없이 따라만 가지 말고 나도 길도 좀 찾고 등반길 루트 파인딩도 잘 하고 타야겠다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마무리.. ㅎㅎ

저희같은 모지리와 함께 해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장비도 야금야금 모으고 실력도 키워서 앞으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클라이머 될게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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